영화 <탈출 : PROJEC SILENCE> 스토리
영화는 개들에 대해 어떤 실험을 한 것이 빠르게 오프닝 크레디트로 지나가고, 국가안보실장 정현백(김태우)을 보좌하는 행정관 차정원(이선균)의 모습을 비추는 것으로 시작한다. 정현백은 당선이 유력한 대선 주자였고, 뛰어난 일처리 능력을 보여준 정원을 신뢰하고 있었다. 정원은 홀로 딸 경민을 키우고 있었는데 경민을 유학 보내기 위해 공항으로 가던 도중 정원은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채우는데 그곳에서 현금만 받는 레커 기사 조박(주지훈)을 무시하고 이따 사장에게 직접 주겠다며 돈을 안 낸 채 주유소를 떠난다. 정원과 경민, 골프선수 유라(박주현)와 매니저, 책임 연구원 양 박사(김희원)와 군인들, 병학(문성근)과 치매노인 순옥(예수정) 부부는 공항대교를 건너고 있었는데 짙은 안갯속에서 미친 듯이 질주하는 BJ 때문에 연쇄 추돌 사고가 발생한다. 사고로 인해 군인들과 양 박사가 호송하고 있던 개들이 우리에서 풀려나게 되었고, 군 책임자는 급히 전파 차단을 지시한다. 정원이 자신의 신분을 밝히며 전파 차단에 대해 항의하는데 군인들에 의해 제압되고, 양 박사는 노트북을 조작하여 에코라고 부르는 개들을 원래 있던 차 속 우리로 유인한다. 그런데 에코 9이라는 개 한 마리가 통제되지 않았고, 군인들은 일단 포획한 개들을 공중에서 지원 온 헬기의 케이지로 옮기려는데 통제되지 않은 에코 9는 헬기 안의 조종사를 습격하였고, 헬기는 다리에 부딪혀 추락하였으며 케이지의 개들 또한 풀려나게 돼버린다. 심지어 개들을 컨트롤하는 프로그램에서 에러가 발생하면서 케이지에서 풀려난 개들은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주인공 정원(이선균)은 딸을 공항에 배웅하러 가는 길에 사고에 휘말리며 사태의 한가운데에 서게 된다. 그는 아이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같은 위기에 처한 생존자들과 함께 탈출 방법을 모색한다. 그 과정에서 군의 비밀 실험을 은폐하려는 시도와 충돌하고, 개들에 대한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난다. 생존자들은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괴물들과 싸우며,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안갯속에서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인다. 정원은 양 박사에게, 현백은 관계자에게 개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정부에서 프로젝트 사일런스라는 이름으로 개들의 머리에 컨트롤 칩을 심어 살상용 개로 훈련시켰는데 훈련 도중 치명적인 오류가 발견되었고, 개들을 폐기하기 위해 이송 중이었는데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정원은 무전기로 현백에게 연락해 관련 담당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면 현백의 대통령 당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얘기하는데, 현백은 프로젝트가 현 정권 초창기에 승인한 것이고 자신도 관련되어 있다고 한다.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재난과, 그 재난에 갇힌 이들의 극한 생존기를 통해 영화는 극도의 긴장감과 묵직한 메시지를 동시에 전한다.
출연진과 캐릭터 분석, 관람 포인트
영화는 강한 존재감을 가진 배우들이 총출동하며 극의 몰입도를 극대화한다.
- 주지훈은 차분하면서도 강인한 경호원 ‘정원’ 역을 맡아 부성애와 책임감을 동시에 표현하며 극의 중심축을 이룬다. 딸을 지키기 위해 냉철한 판단을 내리는 모습은 관객에게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 김수안은 정원의 딸 ‘경민’ 역으로 출연해 아이의 순수함과 공포, 그리고 아버지를 믿는 신뢰를 섬세하게 연기한다.
- 이선균은 국방과학연구소 소속 연구원 ‘양박사’로 등장, 사일런트의 실체와 그 위협성을 폭로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그의 갈등과 죄책감은 영화의 또 다른 축을 형성한다.
- 박희순, 김민기, 박주현 등도 다양한 생존자 캐릭터로 등장하여 긴장과 인간 군상의 면면을 더하며 다층적인 서사를 만들어낸다.
이처럼 다양한 배우들의 입체적 연기는 극한 상황 속에서 인간의 심리를 사실감 있게 드러내며 관객의 몰입을 돕는다.
영화는 단순한 재난 영화가 아니다. 첫째, **‘밀폐 공간에서의 공포’**를 정교하게 설계한 영화다. 연육교라는 한정된 공간은 탈출구가 거의 없는 폐쇄 구조로, 관객에게 극도의 긴장감을 안긴다. 이는 <설국열차>, <터널>과 같은 고립된 재난 상황을 좋아하는 관객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다. 둘째, ‘사일런트’라는 생체 병기의 존재가 영화의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기존 재난영화가 자연재해나 인간 실수에 집중했다면, <탈출>은 군사 실험 실패라는 현대적인 주제를 던지며 공포의 본질을 확장했다. 사일런트는 단순한 괴물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참극의 상징이다. 셋째, 실감 나는 시각효과와 음향이다. 폭우와 붕괴, 생체 병기의 돌진 등 장면마다 현실감을 살리는 사운드와 CGI는 대작 블록버스터에 견줄 만한 수준이다. 실제 교량 붕괴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제작된 만큼, 화면에서 느껴지는 압박감은 상당하다. 또한, 가족과 생존자 간의 갈등, 구조를 기다리는 이들의 절망, 동시에 희망을 놓지 않는 인간의 본성을 그리며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서는 감정적 서사를 담고 있다. 영화의 마지막까지 단 한순간도 놓치기 어려운 구성은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국내외 평가
국내외 기자들의 리뷰 모두 지나치게 편의주의적인 전개와 난잡한 클리셰, 다른 영화를 베낀 듯 기시감이 드는 장면들, 질척이고 늘어지는 신파, 독창성과 서사의 부재 등을 공통적으로 지적하며 영화가 전체적으로 유치하고 조잡하다는 악평이 우세했다. 할리우드의 유력 매체 <버라이어티>는 "Silly(우스운)"라는 표현으로 혹평을 남겼을 정도였다. 당시 관객들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작중 구출을 위해 투입된 경찰특공대가 야간, 그것도 짙은 안개 상황임에도 야간투시경과 열화상 장비조차 안 들고 오는 데다가 뻥 뚫린 도로가 중앙 분리대 너머에 있음에도 교통사고로 인해 꽉 막힌. 백병전을 강요받는 도로에서 이동하다가 습격당해 아무것도 못하고 다 죽어나가는 모습을 보면 실소가 나올 수밖에 없다. 초반부 교통사고 장면에서도 앞이 전혀 안 보이는 안갯속을 달리는데 비상등도 켜지 않고 무지성으로 고속 주행하다 들이박는 운전자들을 보면 어이가 없어진다. 그래도 배우들의 연기와 액션 연출은 돋보인다는 호평을 받았으며, 덱스터 스튜디오가 참여한 작품답게 CG의 완성도는 대체로 준수했다. 다만 일부 장면들 속 군견들의 CG 모델링이 눈에 띄게 어색했다는 비판도 일부 존재했다. 칸 영화제에서의 비판을 수용해 4~5분가량을 잘라내는 재편집을 거쳐, 1년 2개월 후 정식으로 국내에 개봉되었다. 이를 통해 억지 신파는 거의 사라졌고, 크게 나쁘지 않은 오락 영화로는 볼만하게 되었다. 배경과 군견의 CG 역시 후반 작업을 더하며 대부분 훌륭한 완성도를 뽐낸다. 하지만 한국 영화의 고질병인 음향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어 배우들의 일부 대사가 잘 들리지 않는 문제가 있다. 사망한 배우 이선균이 유일하게 촬영에 임했던 재난영화 연기가 훌륭했다는 평에는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다.